본문 바로가기

웹소설

<뭔가 다르게 살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할까> 5화. 나는 비트코인 투자자다.

728x90
반응형

 

100만원을 넣고 보니 머릿속에서 행복회로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비트코인 상승률이 200%. 이대로라면 지금부터 두 달 동안 100만원이 200만원이 되고. 다시 두 달 동안 200만원이 400만원이 되면, 그 다음 두 달 동안 400만원이 800만원으로 불어나게 된다. 그러면 나는 6개월 동안 700만원이 추가로 생기는 것이다. 와~

100만원 대신 전재산 900만 원을 넣어서 8배가 되는 상상을 해본다. 900만 원을 넣으면 6개월 후에 8배, 그러니까 7200만 원이 된다.

 

상상만 해도 행복한 일이었다. 7200만원이 생기면 뭘 할까? 아파트를 사기에는 적은 돈이지만, 뭔가 하기에는 충분한 돈이다. 6000만원 정도는 다시 예금을 들고 1200 정도는 사치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300만원에서 500만원 정도 되는 루이 뷔통 가방을 사고 나머지 돈으로는 럭셔리한 유럽 여행을 다녀올 수 있을 거다.

 

내 머릿속에서 나는 벌써 낡은 캐리어를 버리고 번쩍번쩍한 새 캐리어를 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 어떤 옷들을 챙길지 어떤 신발을 가져갈지 상상해보니 그냥 기분이 좋아졌다.

"가서 에펠탑이 보이는 식당에서 풀코스 요리도 먹어야지"

 

벌써 돈이 생긴 것처럼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갑자기 눈 앞에 에펠탑이 보이는 것 같고 에펠탑의 환하게 불이 켜지는 것 같았다. 이민 마음은 파리 여행을 하고 있었고 기분은 비트코인으로 부자가 되었다

"띵똥. 다음 정거장은 학교, 학교 앞입니다. 띵똥"

마을버스에서 다음 정거장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그렇다. 아직 100만원을 투자했을 뿐이고 가격이 2배, 3배씩 오른 것은 내 상상 속의 일이다.

나는 그냥 오늘 100만원을 비트코인에 투자한, 마을버스 이용자일 뿐이다. 핸드폰을 꺼내 가격을 확인한다. 그런데 그 사이 5%가 올랐다. 그러니 105만원이 된 것이다

"이런 식으로 매일 올라준다면? 재테크라는 거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닌 거 같아"

매일 오르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지만, 내 마음은 이미 오만방자해지고 있었다.

 

계속 비트코인을 확인하기 시작하자 시간이 아까워졌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된장찌개를 끓여 먹는 시간이 나질 않았다. 라면을 대강 끓여서 먹으며, 비트코인 가격이 변하는 것을 계속 지켜보았다.

 

버스안에서는 분명히 5%였는데, 지금은 오히려 마이너스 3%다

"에이씨. 이러면 안 되는데..."

가격이 조금씩 등락하는 것을 계속 지켜보면서 저녁시간이 다 흘러가 버렸다. 

잠자리에 들었을 때도 10분 간격으로 계속 가격을 확인하면서 결국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지새고 말았다. 이렇게 힘든 밤을 보냈는데, 가격은 플러스 1.5%였다. 1만5000원을 번 거 치고는 몸이 천근만근이 되었다.

그날 회사 업무는 엉망이었고, 그렇게 이틀이 더 지난 다음 주말이 되었다.

24시간 쉬는 시간 없이 굴러가는 비트코인은 주말에도 나를 힘들게 만들었다. 며칠 지나 비트코인은 5%가 올라 그나마 마음에 위로가 되었다. 하지만 그 다음 주에는 다시 -7%가 되었고 가격이 등락을 거듭하면서 모먼트 피곤해졌다.

"오르든 말든 조금 더 지켜보기로 하자. 그리고 하루에 자기 전에 한 번만 확인하기로 하자"

이렇게 마음을 먹고 나니 내 자신이 기특하게 여겨졌다.
비트코인은 앞으로 하루하루 한번씩만 확인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팔지 아니면 가지고 있을지 결정하기로 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