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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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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최준생, 2회차 인생으로 회귀한 것에 대하여: 1화 이여진은 차갑게 식어버린 커피잔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20군데. 고작 20군데에서 연속으로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포기하고 싶었다. 그녀는 하루하루가 지치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이 견디기 어려웠다. 한 번 더 확인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불안감에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물론 새로운 메일은 없었다. "아, 진짜…" 여진은 소파에 몸을 던지듯이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고요한 방 안에서 흘러나오는 시계 초침 소리만이 그녀의 존재를 확인해주는 것 같았다. '이대로는 안 돼,' 머릿속에 경고음이 울렸다. '이렇게 살아서는 안 돼.' 하지만 그 '어떻게'가 문제였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다. 대학교 졸업 이후, 인생이 이토록 가파르게 내려갈 줄은 몰랐다. 알바로 생활비..
<뭔가 다르게 살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할까> 8화. 가족경영이 철직인 회사 청약통장을 만들고 나니 왠지 신문에 분양 공고가 날 때마다 눈길이 간다. "지금 공고에 있는 아파트에 위치는 어디일까?" 다 지어진 아파트에 모습을 그려 놓은 사진을 보니? 그 아파트에 살기만 해도 인생이 환해질 것 같았다. 요즘 아파트는 엘리베이터가 주차장까지 바로 이어진다던데, 또 지상에는 차가 다닐 수 없게 아예 산책길만 있다던데, 헬스장과 사우나 골프연습장, 수영장도 있어서 밖에 나갈 필요도 없다던데. 이런 곳을 살면 아파트 자체가 커뮤니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사실상 그 아파트 자체가 그 거주자들의 사회적 지위를 보여준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아~~ 나도 이런 곳에 살고 싶다" 돈은 얼마 없지만 왠지 머릿속에서는 이러한 아파트에 이미 거주하고 있는 나의 모습이 그려졌다. 어제 은행에 가서 ..
<뭔가 다르게 살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할까> 7화. 나는 강남 부자가 되었다. 아니, 되고자 한다. '아, 참! 경자가 청약을 통해서 아파트를 분양받았다고 했지? 나도 한 번 해볼까?' 청양이 뭔지는 나도 대강 알고 있었다. 신문이나 포탈 같은 데에서 강남에 어디 유명한 아파트에서 청약을 받는다는 광고가 나오곤 했다. 이 청약을 받으면 몇 억씩 시세 차익을 볼 수 있어서 로또나 다름 없다고 기자들이 호들갑스럽게 떠드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기사들이 있었다. "나라고 못할 게 뭐야? 근데 뭐부터 해야지?" 네이버로 잽싸게 검색해본다. "아, 청약통장을 만들어야 되는구나 청약통장은 은행 가서 만든다고..." 그래 오늘 출근해서 일한 다음 점심시간을 활용해서 은행에가 보려고 한다. 가서 청약통장을 만들고 뭔가 좋은 아파트가 나타나면 나도 청약을 해보고 운 좋으면 어딘가 떡하니 당첨돼서 몇 억씩 차익을 남기..
<뭔가 다르게 살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할까> 6화. 비트코인에 국채 투자까지 시작하기로 함. 하루에 한 번씩만 확인하기로 결정한 첫날 비트코인의 수익률은 3% 였다. 둘째 날 1%로 내려갔던 수익률은 셋째날 3%로, 넷째 날 5%, 그리고 일주일이 되는 날 수익률이 딱 7%가 되었다. 100만원이 107만원이 된 것이다. 그렇게 한 달에 지났고. 이 코인당 51,731 달러였던 비트코인은 73,153 달러가 되었다. 무려 40%가 상승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100만원을 투자해서 140만원을 얻게 되었다. 욕심이 스름스름 기어 올라왔다. 만약 내가 전재산인 900만원을 투자했다면 360만원을 벌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성적인 사람이다. 900만원을 다 투자할 순 없고 딱 절반인 450만원만 투자하려고 한다. 처음에 시작한 지 보름이 되는 날 나는 350만원을 더 투자했다. 450만원 원금에..
<뭔가 다르게 살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할까> 5화. 나는 비트코인 투자자다. 100만원을 넣고 보니 머릿속에서 행복회로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비트코인 상승률이 200%. 이대로라면 지금부터 두 달 동안 100만원이 200만원이 되고. 다시 두 달 동안 200만원이 400만원이 되면, 그 다음 두 달 동안 400만원이 800만원으로 불어나게 된다. 그러면 나는 6개월 동안 700만원이 추가로 생기는 것이다. 와~ 100만원 대신 전재산 900만 원을 넣어서 8배가 되는 상상을 해본다. 900만 원을 넣으면 6개월 후에 8배, 그러니까 7200만 원이 된다. 상상만 해도 행복한 일이었다. 7200만원이 생기면 뭘 할까? 아파트를 사기에는 적은 돈이지만, 뭔가 하기에는 충분한 돈이다. 6000만원 정도는 다시 예금을 들고 1200 정도는 사치를 할 수 있을 것 같..
<뭔가 다르게 살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할까> 4화. 떨리는 손으로 비트코인을 100만 원어치 샀다. 수요일날 경자와 명수씨의 소문을 듣고 크주 내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토요일이 되어서야 머리속의 안개가 거친 듯한 기분이 들었다 같은 집에 사는 룸메이트가 친구를 만나러 가서 혼자 점심으로 라면을 끓여 먹을려고 준비하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가만히 있어봐 이렇게 살 수는 없어. 뭔가 방법을 마련해야 돼..." 입으로 중얼거리고 나자 정말 뭔가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처럼 당장 청약에 당첨되기는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명수씨처럼 소액으로 나와 비트코인을 해볼 수는 있다. 물론 7년간 기다릴 순 없지만. 최근에 비트코인 1개가 1억을 넘어간다는 소식도 있고, 뭔가 해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일단 비트코인이 뭔지도 잘 모르겠고 비트코인을 어떻게 사는지도 모른다 네이버에 들어가 비트코..
<뭔가 다르게 살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할까> 3화. 오늘은 일진이 사납다. 나는 오늘 자랑받이인가? 경자의 자랑을 듣고 오후 시간에는 무슨 업무를 무슨 정신으로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보고서에 오타를 내고 부장한테 싫은 소리를 들었고 숫자를 몇 개 누락시켜서 선배가 눈을 부리며 "또 실수로 하다닛!"라고 화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잘난 척하는 부장과 선배 역시 아직 집도 철도 없이 전세와 월세로 사는 사람들이었다. 전에 술 먹고 들으니 부장은 중학교 초등학교 아이들이 있지만 김포에 4억인가 하는 전세살이를 하고 있었고, 저렇게 잘난척 하는 선배 역시 보증금 1억에 50을 내는 오피스텔에서 살고 있었다. 그들을 바라보며 드는 생각은 내가 포장이나 선배들처럼 부모님에게 물려받는 게 없으면 결과적으로 7년 후에는 1억짜리 월세살이를 할 것이고, 15년 후에는 4억짜리 전세살이를 할 것이 뻔했다...
<뭔가 다르게 살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할까> 2화. 경자는 40만 대 1의 경쟁율을 뚫고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청약에 당첨되었다 카톡! 갑자기 카톡이 날라와서 확인해본다. 고등학교 대학교 친구 경자가 점심을 같이 먹자고 문자를 보냈다. 정자는 자기가 필요할 때만 저 연락하는 친구로 솔직히 연락이 오는 게 달갑지 않았다. 하지만 벌써 카톡을 무심결에 눌러버렸기 때문에 읽씹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경자야 안녕? 무슨 일이니?" 내가 묻자 경자가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을 한다 "오늘 너희 회사 근처로 갈 거야. 점심 먹자~ 나 좋은 일 있어!!!" 얄미운 경자가 좋은 일이 있다고 하니 눈썹부터 찌푸려진다. 경자는 나하고 고등학교 때부터 성적도 비슷하고, 그래서 간 대학도 똑같았고 부모님들 역시 비슷한 수준의 회사에서 비슷한 직급까지 일하며 고만고만한 자산을 모은 분들이어서 여러 모로 비슷했다. 차이가 있다면 경자의 얼굴이 더 예쁘..
<뭔가 다르게 살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할까> 1화. 지겨운 출근길, 짜증나는 부장을 벗어나 파이어족으로 살고 싶다. "따르릉 따르릉" 알람이 울린다. 오늘도 무거운 어깨를 무시하고 침대에서 일어난다. 지금 일어나지 않으면 회사에 늦는다. 늦으면 깐깐한 상사가 눈을 부릴 거고 선배들은 왜 이제 왔냐며 핀잔을 줄 거다. 나는 대학을 졸업한 지 5년, 이제 갓 서른이 된 신입사원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취업 준비를 하는 데만 4년을 보냈다.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고 그 자격증과 연결된 회사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작은 중소기업의 입사를 했고 월 250을 받으며 일주일에 한두 번씩 야근을 할 정도로 정신없이 살고 있다. 어느 회사에서나 그렇듯이 상사는 개떡 같고 선배는 어떻게 하면 나를 갈굴까 쳐다보고 동료들은 다른 동료들보다는 조금만 더 나으면 된다. 라는 표정으로 마라톤을 뛰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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